훈련프로그램 짜는 요령(이의수)

런코리아 0 27,445 2019.01.04 15:21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적절한 계획이 수립돼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체의 기능과 운동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이 계획되어야 한다.
훈련 프로그램의 계획은 트레이닝의 목적, 기간, 환경, 기후 조건, 장소 및 개인의 능력이나 특성 등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즉 트레이닝의 목적이 스피드나 지구력 또는 단순한 체력 향상이냐, 혹은 어떤 대회를 목표로 한 것이냐에 따라 달리 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훈련기간이 장기적이냐 단기적이냐 또는 더운 환경이냐 추운 환경이냐를 비롯한 트레이닝 장소나 주변 환경 및 여건, 개인의 운동 수행 능력이나 신체적 특성 등에 따라 훈련 프로그램은 명백히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개인 훈련이냐, 팀원이 구성되어 있는 합동 훈련이냐에 따라서도 시간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차이를 두어야 하며, 직업이나 과제 달성을 위한 시간적 조건 등을 고려하여 훈련 프로그램의 내용이 되는 지표나 방법을 선택하고 그에 맞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마라톤이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운동은 아니지만, 좋은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체계적인 훈련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자신이 설정한 목표 수준에 효과적으로 도달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계획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풍부한 경험을 소유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마추어 러너들은 이러한 요구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훈련 프로그램을 계획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과도한 목표 지향적인 계획은 오히려 역기능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훈련 프로그램을 계획할 때에는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수준에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또한 환경이나 여러 가지 여건에 따라 조정될 수 있도록 융통성 있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라톤은 계획된 훈련 프로그램에 따라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선수들의 경우에도 부상 없이 얼마나 훈련을 잘 소화시켰느냐에 따라 그해의 기록이 좌우된다. 그러므로 계획된 훈련 프로그램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나친 훈련 프로그램 집착은 금물

하지만 훈련 프로그램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한번 계획한 훈련 프로그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훈련을 하다보면 누구에게나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때로는 부상에 시달릴 때도 있고, 악천후로 인해 부득이하게 쉬어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바쁜 일정으로 훈련을 걸러야 할 일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이렇게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는 것이 훈련 프로그램이다. 특히 훈련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러너들은 훈련 프로그램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고 자신의 여건에 맞게 언제든지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훈련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잘 짜인 훈련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모든 러너들에게 똑같은 효과를 가져다줄 수 없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훈련 프로그램은 어디까지나 계획이며 참고사항일 뿐이다. 따라서 훈련 프로그램은 일상적인 자신의 생활 리듬을 깨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계획하고 그 프로그램에 따라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인터벌 트레이닝은 이제 아마추어 러너들에게도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인터벌 트레이닝이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일정한 거리를 일정한 시간 안에 반복해서 달리고, 반복 달리기 사이에 불완전한 휴식을 취하는 훈련을 말한다. 즉, 인터벌 트레이닝은 전체 거리를 여러 구간으로 나누어 빠른 달리기와 가벼운 달리기를 반복하는 훈련이며, 빠른 속도의 강한 달리기를 여러 번 반복해야 하는 힘든 훈련인 만큼 뛰어난 훈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터벌은 휴식시간이 효과 좌우

하지만 높은 강도에서 이루어지는 훈련이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도 그만큼 높다. 따라서 근력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초보 러너들에겐 적합하지 않은 훈련 방법이며, 기록 향상을 목표로 하는 중·상급 이상의 고수 러너, 특히 서브3를 목표로 훈련하는 러너들에겐 필수적인 훈련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인터벌 트레이닝은 무산소성 역치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훈련이다. 달리기를 계속하면 유산소운동에서 무산소운동으로 전환되는 시점이 있는데, 이 경계점을 무산소성 역치라고 한다. 유산소운동도 그 강도를 증가시키면 결국 무산소운동에 이르게 되면서 달리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따라서 무산소성 역치는 장거리 달리기 중에 갑자기 숨이 차고 달리기가 힘들어지는 시점으로 이해하면 된다. 무산소성 역치 수준은 젖산의 축적 시기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무산소성 역치 수준의 향상으로 인해 젖산의 축적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피로를 덜 느끼면서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벌 트레이닝에서 중요한 것은 달리기의 속도와 반복 횟수, 거리, 빈도 그리고 휴식기의 설정이다. 특히 달리기 속도와 휴식기 설정은 인터벌 훈련의 효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하지만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몇몇 러너들을 만나서 얘기하다 보면 아직도 인터벌 훈련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러너들은 인터벌 트레이닝이라고 하면 무조건 빠른 속도로 달리는 훈련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인터벌 트레이닝의 포인트는 달리는 속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휴식기의 설정에 있다. 즉, 인터벌 트레이닝은 달리는 속도도 중요하지만 인터벌과 인터벌 사이의 휴식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시키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좌우되는 것이다.

인터벌 트레이닝의 휴식 시간은 400m의 경우 인터벌 시간의 70% 이내, 그리고 1000m의 경우 50% 이내로 설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물론 인터벌의 속도와 횟수가 같을 경우에는 휴식 시간이 짧을수록 효과적이기 때문에 휴식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휴식 시간이 지나치게 짧을 경우에는 횟수에 제한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정확하게 판단하여 인터벌의 속도와 휴식 시간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자신이 설정한 인터벌 트레이닝의 속도를 이 휴식 범위 내에서 유지하지 못할 경우에는 인터벌의 속도가 빠른 것이므로 인터벌의 속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간혹 자신이 설정한 인터벌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휴식 시간을 증가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휴식 시간을 증가시키는 것보다 인터벌 속도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인터벌 트레이닝은 자신이 설정한 목표 기록 수준에 맞는 속도에서 이루어지는 훈련이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빨리 달릴 필요는 없다. 만약 목표 기록 수준에서 설정한 인터벌의 속도가 늦다고 생각되거나, 그 속도에 충분히 적응되어 부하가 느껴지지 않을 경우에는 인터벌의 속도를 올릴 필요가 있지만, 휴식 시간을 점차 줄이면서 횟수를 늘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지구력 향상 위한 시간주·거리주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는 지구력은 달리는 거리를 증가시킴으로써 효과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다. 특히 기록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거리와 시간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요구 조건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훈련 방법이 바로 시간주 훈련과 거리주 훈련이다.

시간주 훈련이란 거리와 속도에 구애받지 않고 정해진 시간을 채우는 훈련 방법으로, 달리기의 거리와 속도보다는 정해진 시간을 채우는 것이 목적이다. 시간주 훈련은 시간에 대한 적응력과 유산소 지구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훈련 방법이다. 시간주 훈련에서의 적정 속도는 정해진 시간을 충분히 채울 수 있을 정도의 속도가 된다. 너무 빨리 달려서 정해진 시간을 채우지 못한다면 시간주 훈련으로서의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따라서 느린 속도로 달리더라도 시간을 채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훈련의 최대 효과를 위해서는 목표 페이스의 70∼80%의 수준에서 달리는 것이 이상적이다.

거리주 훈련은 정해진 거리를 일정한 시간에 완주하는 훈련 방법으로, 달리는 속도보다 정해진 거리를 완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리주 훈련은 시간주 훈련에 비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간주 훈련에 충분히 적응된 이후에 거리주 훈련을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시간주 훈련은 충분한 스트레칭만으로도 훈련이 가능하지만 더 빠른 속도로 달려야 하는 거리주 훈련에서는 충분한 스트레칭과 함께 가벼운 웜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거리주 훈련의 적정 속도는 자신의 목표 기록보다 10∼20% 정도 느린 것이 이상적이므로 자신의 목표 기록에 1.1∼1.2를 곱하면 이상적인 거리주 속도를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목표하는 5km 구간 기록이 21분이라면 거리주 훈련에서의 5km 구간 기록은 약 23분∼25분10초가 된다. 따라서 5km 구간 기록이 21분이 목표인 러너들이 30∼40km의 거리주를 할 경우에는 23∼25분의 범위 내에서 설정하면 된다.

간혹 거리주를 자신의 목표 페이스로 달리는 러너들이 있는데, 장거리 훈련에서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또한 거리주의 속도는 초반보다 후반에 약간 빠른 것이 더 효과적이다.

시간주 훈련과 거리주 훈련은 많은 시간과 거리를 달려야 하는 훈련인 만큼 많은 에너지와 수분이 손실된다. 따라서 달리기 중간 중간에 수분을 섭취해야 하며, 달리기 후에는 반드시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가 이루어져야 한다. 충분히 훈련되어 있는 선수들은 장거리 훈련을 주 2회 이상 실시하기도 하지만, 아마추어 러너들은 시간주 훈련과 거리주 훈련을 병행하여 주 1회 정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수들은 1일 2회 훈련을 원칙으로 한다. 강도 높은 훈련이나 장거리 훈련을 할 경우에는 1일 1회 훈련을 하기도 하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일 훈련량의 최대화를 고려하여 2회 훈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1일 2회의 훈련은 훈련량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선수나 지도자들은 대부분 이 방법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1일 2회의 훈련에서는 1회 훈련 시간이 2시간30분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피로 누적과 지루함 때문에 효과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1일 2회의 훈련을 계획할 때는 1회의 훈련 시간이 2시간30분을 초과하지 않아야 하며, 초과할 경우에는 1일 1회 훈련으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수들이 1일 2회의 훈련이 가능한 것은 체력이 뒷받침되고, 전문적인 선수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또한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오로지 훈련을 위해 투자하기 때문에 이러한 수준의 강도와 양을 소화해 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마추어 러너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직업을 가지고 병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나 에너지 효율적인 면에서도 1일 2회의 훈련은 바람직하지 않다.



출처: 이의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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